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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베풂과 기대 사이에서 – 나의 깨달음

by 에스페란토아이비킴 2025. 3. 23.

 

서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나는 철저한 ‘Give and Take’ 원칙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상대에게 무언가를 베풀면 어느 정도의 보상이 돌아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었고, 그렇지 않으면 서운한 감정이 생기곤 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 오랜 친구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친구는 항상 남을 돕는 사람이었다. 처음엔 단순한 친절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신념을 말했다.

“나는 내가 베푼 만큼 돌아올 거라고 믿어. 아니, 돌아오지 않아도 상관없어. 그 과정에서 내가 기쁘거든. 그리고 이젠 그렇게 도와 준 사람들이 다 제 역할을 하고 있더라고. 그게 보람이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나는 도움을 줄 때 항상 마음 한편에서 ‘이 사람이 나에게도 똑같이 해줄까?’라는 기대를 품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 실망하거나 관계를 멀리하는 경우도 많았다.

나는 생각했다. ‘나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베푸는 것일까, 아니면 보상을 바라는 것일까?’

 

이전에는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독립심을 길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같은 부탁을 반복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도와주지 않는 것이 그들을 위한 길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친구의 태도를 보니, 나의 생각이 너무 계산적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베풂이 정답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나의 원칙과 한계를 지키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하지만 베풂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 자체에서 기쁨을 찾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나눔이 아닐까?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나는 새로운 태도를 가지기로 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만큼 돕되, 그에 대한 보상을 바라지 않고, 베푸는 과정 자체를 즐기기로. 그렇게 한다면 서운함도 줄어들고, 인간관계에서도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나는 진정한 베풂이 무엇인지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